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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과 신학

창세기 1장은 성삼위 하나님을 계시하는가?
by Scott Swain2024-01-05

TGC의 성경 읽기(Read the Bible) 운동에 참여하세요. 그리스도인과 교회가 일 년 안에 힘을 합쳐서 함께 하나님의 말씀을 읽도록 격려하고 있습니다. 

창세기 1장에 삼위일체가 등장할까? 대답은 확고부동한 “그렇다”이다. 하나님은 어제, 오늘, 그리고 영원토록 성부, 성자, 성령이시기에 창세기 1장을 포함하여 성경의 모든 페이지에 걸쳐서 삼위일체 되신 자신을 드러내신다. 


성경의 모든 페이지에서 삼위일체의 존재를 확증하는 건 쉽지만, 다양한 구절 속에서 드러나는 삼위일체의 임재 방식을 분별하는 건 훨씬 복잡한 문제이다. 오래전의 그리스도인이라면 창세기 1장에서 특정 구절이 드러내는 것보다 더 과도하게 삼위일체를 찾아내는 과잉 해석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그에 반해서 현대 독자들은 특정 구절이 증명하는 것보다 삼위일체를 훨씬 적게 바라보는 과소 해석의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더 높다.


구약 속 숨겨진 존재


구약성경에 삼위일체가 어떻게 존재하는가라는 큰 질문에서 시작하자. 루터교 신학자 요한 게르하르트(Johann Gerhard)에 따르면, 창세기 1장 속 삼위일체는 “그 시대에 적합한 계시 방식으로” 존재한다. 


성경 속 삼위일체의 자기 계시는 이중 경륜에 따라 전개된다. 예수님이 육신으로 나타나시기 전(구약의 삼위일체 자기 계시)과 예수님이 육신으로 나타나신 후(신약의 삼위일체 자기 계시)이다. 이 두 형태의 계시를 가르는 대조는 절대적이지 않다. 그러니까 삼위일체가 구약에는 전혀 없고 오로지 신약에는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대조는 상대적이다. 구약과 신약에는 다 삼위일체가 드러나지만, 임하시는 방식은 서로 다르다. 구약에서 삼위일체는 “숨겨져” 있고, 신약에서는 명확하게 “드러난다.”


구약에 숨겨진 삼위일체의 임재는 마치 밭에 감춰진 보물과도 같이(마 13:44; 골 2:2-3) “숨겨진 임재”이다. 그에 반해서 신약에서 삼위일체는 “명백한 임재”를 보여준다.


창세기 1장 속 숨겨진 존재 


이러한 명확한 설명을 통해 우리는 이제 질문에 답할 준비가 되었다. 삼위일체는 어떻게 창세기 1장에 “그 시대에 적합한 계시의 방식으로” 존재할까? 창세기 1장은 삼위일체의 숨겨진 임재에 대한 최소한 세 가지 흔적을 보여준다. 이러한 흔적은 신약성경에 나타난 삼위일체 계시의 완전한 체계를 위한 필수적인 구성 요소를 제공한다. 


1. 창세기 1장은 주어-동사 불일치의 여러 사례를 보여준다.


창세기 1:1에서 복수명사 “엘로힘”(ESV에서는 “God”)은 단수 동사 “창조하다”와 결합되었다. “태초에 [엘로힘이] 하늘과 땅을 창조하시니라.” 그 패턴은 창세기 1:27에서도 반복된다. “이에 [엘로힘]이 자기 형상 곧 [엘로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고,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셨느니라.”


이러한 주어-동사 불일치는 저자가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 저자가 강조하는 바가 무엇일까? 오로지 하나님만이 그분의 유일한 대리인을 통해 만물을 창조하셨다는 것이다. 창조는 하늘의 존재들이 구성한 위원회의 회의를 통해서 이뤄질 일이 아니었다. 인도자(사 40:13-14)와 돕는 자(사 44:24; 렘 10:12; 27:5) 없이, 오로지 하나님 한 분이 하늘과 땅을 창조하셨다.


이 점을 강조하면서 창세기 1장은 삼위일체 신학의 첫 번째이자 근본적인 구성 요소인 유일신론을 제공한다. 한 분 하나님은 만물을 창조하시고, 만물을 다스리시며, 만물을 자신에게로 인도하신다. 유일신교와 별도로 삼위일체 신앙은 다신교의 한 형태가 될 수도 있다. 오로지 유일신교의 맥락에서만 삼위일체 신앙이 다신교가 아닌 세 위격을 가진 한 분 하나님에 대한 신앙으로 존재할 수 있다. 


2. 창세기 1장은 하나님의 유일한 대리인으로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을 포함한다. 


앞의 예들은 하나님만이 하늘과 땅을 창조하셨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또한 하나님의 창조 사역 안에서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이 차지하는 위치를 인식하도록 돕는다. 


창세기 1장에 따르면,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은 하나님이 만물을 생산하시고, 형성하시고, 또 채우시는 데 필요한 수단이다. 하나님은 창조물이 존재하도록 말씀하신다(창 1:3, 6, 9, 11, 14, 20, 24, 26). 하나님은 다양한 피조물에 이름을 지어 주신다(창 1:5, 8, 10). 그리고 하나님은 자신의 창조물을 축복하신다(창 1:22, 28). 하나님의 말씀과 함께 성령은 창조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하나님이 만드신 미완성, 채워지지 않은 세상 위를 어미 새처럼 맴돈다(창 1:2; 신 32:11 참조). 그리고 생명을 주는 그분의 임재를 통해 창조물에게 생명, 활력, 총명, 그리고 충만함을 공급한다(출 31:3; 35:31; 민 24:2).


창세기 1장은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을 하나님이 만물을 생산하시고, 형성하시고, 또 채우시는 데 필요한 수단임을 밝히는 동시에 하나님의 유일한 대리자로서 말씀과 성령을 포함시킨다. 따라서 하나님께서 말씀과 성령으로 창조하신다는 말은 하나님께서 다른 누군가의 대리인을 통해서 일하시는 게 아니라, 오로지 그분 자신의 능력으로 창조하신다는 것을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이다(시 33:6-9; 요 1:3; 롬 11:36; 고전 8:6; 골 1:16; 히 1:2).


그러나 창세기 1장이 삼위일체 신학에서 “말씀”과 “성령”이라는 이름이 갖는 완전한 의미까지 제대로 드러내는 건 아니다. 이 이름들의 온전한 의미는 오로지 성육신으로 오신 말씀과 오순절에 부어진 성령을 통해서만 드러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세기 1장은 하나님이 유일하신 자신의 존재 속에 말씀과 성령을 포함시킴으로써 삼위일체 신학의 또 다른 기본 구성 요소를 마련한다. 성경이 나중에 엘로힘과 그분의 말씀 및 성령 사이의 어떤 구분을 밝히는가 아닌가의 여부에 관계없이, 우리는 말씀과 성령을 한 분 하나님과 전혀 다른 별개의 존재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말씀과 성령에 대한 어떤 구분이 필요하다고 해도, 그것은 언제나 유일하신 한 분 하나님 안에서만 이뤄져야 한다. 


3. 또 다른 복수형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창세기 1장 속 하나님은 반복해서 복수 명사 “엘로힘”으로 표현된다. 일부 성경 주석가들은 이 복수 명사를 하나님의 삼위일체가 뿜어내는 충만의 표시로 받아들였다. 또 창세기 1:26에 나오는 하나님의 복수형 자기표현(“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를 창조 사역이 삼위로 이루어진 한 분 하나님의 역사라는 표시로 받아들였다. 그렇다면 이런 복수형은 삼위일체의 숨겨진 현존을 나타내는 표시인가? 창세기 1:26을 보자. 


창세기 1:26에 나오는 하나님의 복수형 자기 호칭은 때때로 왕이 복수형으로 자신을 호칭하는 관용적 표현, 소위 말하는 “군주 일인칭”(royal we)의 예로 설명할 수 있다. 또한 이 복수형을 하나님이 소집한 천상 회의 속 천사들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욥기 1:6; 2:1). 그러나 이 두 가지 설명 모두 다 가능성이 작다. 첫 번째로 고대 근동에서 로얄 일인칭이라는 관용적 표현이 쓰였다는 증거가 부족하다. 두 번째로 천상 회의 주장은 창세기 1장뿐 아니라 성경 전체의 중요한 메시지와 모순된다. 하나님이 창조 사역을 하시는데 굳이 합창단 역할이나 맡을 천사들의 도움이 필요할 리가 없다(욥 38:7). 하나님만이 언제나 그분의 유일하고 주권적인 대리인을 통해서 행동하신다. “나는 만물을 지은 여호와요 홀로 하늘을 폈으며 땅을 펼친 자니라”(사 44:24).


그러면 창세기 1:26의 하나님의 복수형 자기 지칭의 수수께끼는 어떻게 풀어야 할까? 언젠가 로버트 젠슨(Robert Jenson)이 언급했듯이, 창세기 1:26 속 하나님의 복수형 자기 지칭의 잠재적 대상으로 가능한 유일한 후보는 말씀과 성령이다. 이러한 관찰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결정적인 결론에 아직 도달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삼위일체에 대한 성경의 이중 계시가 주는 어려움을 이해한다면, 구약에서 삼위일체의 계시를 해석할 때 결정적 결론에 도달할 수 없는 경우를 맞는다고 해도 그리 놀랄 이유도 또 고민할 이유도 없다. 구약에서 만나는 삼위일체 계시의 수수께끼는 신약의 삼위일체 계시에 의해서 언제나 해결 가능하다. 


창세기 1장은 무대를 만든다


구약성경에 있는 삼위일체 존재에 대한 흔적은 신약성경에 의해서 완전한 체계로 드러나는 삼위일체 계시를 위해서 꼭 필요한 구성 요소를 제공한다. 창세기 1장은 성경 드라마의 주인공, 즉 말씀과 성령으로 만물을 다스리시는 유일하신 하나님을 소개한다. 창세기 1장은 성경 드라마가 펼쳐지는 무대, 즉 삼위일체 하나님에 의해 창조되고, 형성되고, 채워지는 세상을 보여준다. 그리고 창세기 1장은 삼위일체 하나님의 주권적 열심(commitment)의 주된 목적, 즉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피조물을 우리에게 소개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창세기 1장은 성경의 주된 목적, 즉 삼위일체와 그분을 위해 창조되고, 구속되고, 또 완전해진 백성 사이의 연합과 교제를 촉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원제: Is the Trinity in Genesis 1? 

출처: www.thegospelcoalition.org 

번역: 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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